2021.05.27

채권 포트폴리오의 탄소발자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8 분
 
 

‘탄소중립’(넷제로, net-zero) 경제*로의 전환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자들은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회사채의 탄소 영향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을 이해하려면 기존에 사용되는 지표가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기후변화는 투자자들에게 폭넓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리고 회사채는 탄소중립 경제로 전환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넷제로) 경제: 파리협정에 의해 제시된 2050년까지 1.5°C 온난화 목표에 부합하는 경제

간단한 지표로 시작해보기

먼저, 투자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기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간단하고 명료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이런 필요에 대응하여 MSCI를 비롯한 많은 제공기관에서 포트폴리오의 탄소 특성을 벤치마크와 비교하는 다양한 탄소발자국 지표를 만들었습니다.

채권 투자자의 경우, 가장 관련성이 높은 지표는 포트폴리오의 ‘가중평균탄소강도’(weighted average carbon intensity)입니다. 이 지표는 매출가액 대비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톤 CO2e /백만 미국달러)의 측면에서 포트폴리오의 탄소발자국을 측정합니다.

가중평균탄소강도는 여러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자산군에 적용이 가능하고 계산도 간단하며, 소유주 지분(equity ownership)과 관련된 다른 지표를 측정할 때 요구되는 시가총액 또는 매출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고, 포트폴리오 점수와 벤치마크 점수라는 두 가지 숫자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계 인식하기

하지만 매우 간단하고 간결한 지표에는 불가피하게 몇 가지 제약 사항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한 가지 예로, 가중평균탄소강도는 특정 시점의 상황에 대한 간략한 정보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이 지표가 향후 기업이 탄소 감축 계획을 수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영향을 반영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틸리티 섹터처럼 화석연료 에너지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섹터에 속한 기업의 경우 향후 재생에너지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을 잘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인정받기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탄소 사용의 미묘한 차이를 포착하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GHG 프로토콜(온실가스 회계처리 및 보고기준)은 탄소배출원에 따라 직접배출(Scope 1)과 간접배출(Scope 2, 3)의 차이를 구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별은 기업이 탄소를 비즈니스의 본질적인 부분(예를 들어 제조 과정)에서 배출하는지, 또는 에너지 사용자(난방 또는 냉방)로서 배출하는지, 아니면 기업 가치사슬상의 더 높거나 낮은 부분(출장, 공급망 및 유통)에서 배출하는지에 따라 이뤄집니다. 기존의 기후 데이터 및 측정지표 제공기관은 Scope 1과 Scope 2 배출량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로 측정할 수 있지만, Scope 3 배출량의 경우 이를 체계화하는 복잡한 작업이 현재 시작 단계에 불과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탄소강도 보고 도구는 탄소발자국을 측정할 때 기존 채권과 녹색채권(그린본드) 또는 기타 ESG 채권 구조를 구별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특정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자본을 조달하거나 핵심성과지표(KPI) 연계 채권을 통해 전사적인 탄소 사용량 감소를 지원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즉, 가중평균탄소강도 지표는 기본적인 사실을 포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기업의 의도나 책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기업이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특정한 기후 완화 목표를 약속했는지 여부를 지표에 담아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탄소배출 넷제로(Net-Zero)를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함을 인식하기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지원하고자 하는 채권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미래 배출량 변화 방향과 기초 발행자들의 의도에 대해 더 깊이 있는 통찰력을 필요로 합니다. 결국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자신의 비즈니스에서 탄소를 배제하고 관련된 계획을 철저히 수립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AB는 지속가능한 채권 포트폴리오가 미래의 탄소 감축에 대한 증명 가능한 약속과 목표 달성을 위해 잘 준비된 전략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목표를 뒷받침하고자 당사는 더 나은 통찰력으로 보다 전향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분석적 접근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주요 지속가능성 문제 파악하기

MSCI 데이터를 시작으로, AB는 포트폴리오의 가중평균탄소강도 수치를 세분화하여 발행자 수준에서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습니다. 그런 다음, 발행자 별로 두 가지 핵심 질문을 던지면서 각 증권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질문은 ‘발행 회사의 전략이 공인된 탄소 감축 목표와 일치하는가?’입니다. 이에 답하기 위해, 당사는 각 회사의 미래지향적인 탄소 감축계획을 검증하고 평가하면서 타사 제공기관이 진행한 독립적인 연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타사 제공기관들 역시 방법론적인 면에서 차이가 존재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기업이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나타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는 2050년까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C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하기 위한 계획 및 지원이 존재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어떤 기업의 탄소 감축 전략이 온난화 수준을 2°C 이하로 맞춘다는 파리협정 서약서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파리협약과 맞지 않거나 적절한 공시가 없는지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질문은 ‘기업들이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있는가?’입니다. 당사는 녹색채권(또는 특정 목표를 가진 다른 ESG 채권 구조)을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기업이 전환계획을 실행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탈탄소화를 위한 과정의 초기 단계에 있는 일부 산업의 경우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채권 구조는 외부요인과는 무관하게 기업이 탈탄소화를 진행하도록 보장하기 때문에 탈탄소화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석유 및 가스 산업에서 탄화수소 가격의 상승은 탐사 및 생산의 확장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고 탄소 감축 계획을 잠식할 위험이 있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지속가능한 전략을 위한 훨씬 더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예시에서,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의 가중평균탄소강도는 벤치마크의 약 3분의 2 수준입니다. 또한, 이 포트폴리오에는 벤치마크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녹색채권이 포함되어 있으며, 특정한 기후 관련 감축 목표를 가진 기업에 대한 익스포져가 비율상으로 훨씬 더 높습니다.

더 큰 그림 보기

Scope 3 배출량은 매우 광범위한 잠재 배출원을 고려하고 기업들이 일관된 방식으로 배출원을 계산하거나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측정방법을 통해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소매업 섹터에 속해 있는 일부 발행자는 공급망에서 더 넓은 범위의 탄소발자국을 고려하지 않고 상품의 운송비용만을 Scope 3 배출량으로 제시합니다. 하지만 많은 산업에서는 Scope 3 배출량이 탄소발자국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당사는 고객을 위해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때 이러한 점을 반영합니다.

마찬가지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의 탄소 ‘감축’에 대해 인지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에탄올 추출에 필요한 사탕수수 경작이 확대되면서 이뤄지는 아마존 분지 삼림 벌채의 환경적 비용을 고려하기 전까지는, 차량용 연료를 고배기량 디젤에서 에탄올로 바꾸겠다는 브라질 자동차 제조업체의 계획이 마치 커다란 쾌거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큰 그림을 계속 의식하고 기존의 분석이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의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탄소중립에 대한 명확한 관점 유지하기

투자자들은 기업이 탄소 감축을 위해 나아가는데 있어 그 최종목표 뿐만 아니라 주요 이정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AB는 가상의 미래 기술발전에 의존하거나 탄소배출권 매입을 통한 탄소상쇄(carbon-offset)를 대규모로 활용하는 탈탄소화 전략에 회의적인 편입니다. 그리고 당사는 투자자들이 과학에 기반한 목표를 더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국제자본시장협회(The International Capital Markets Association) 기후전환금융 핸드북(Climate Transition Finance Handbook)에는 이와 관련해 유용한 최소기준이 몇 가지 제시되어 있는데, 이는 향후 발행되는 과정에서 추가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야심 찬 목표를 추진해 나가고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지속적인 개선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 경영진과의 교류가 이러한 목표에 대한 기업의 진행상황을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은 거대하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주제입니다. 데이터, 정밀도, 그리고 탄소 감축 이면의 과학 모두 진화하고 있습니다. 일부 기초적인 지표는 견고한 플랫폼을 만들어냈지만, 투자자들은 채권 포트폴리오의 탄소발자국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통찰력에 주의를 기울이고, 새로운 분석방식을 채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 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MSCI는 명시 적 또는 묵시적 보증이나 진술을 하지 않으며 여기에 포함된 MSCI 데이터와 관련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MSCI 데이터는 재 배포되거나 다른 지수, 증권 또는 금융 상품의 기초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이 보고서는 MSCI에서 승인, 검토 또는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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