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1

분산 투자 (1) 오늘날 주식 시장에서 여전히 유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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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주식 시장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기존 포트폴리오 이론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요즘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주가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종종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실적과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이렇게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진정한 분산 투자와 리스크 완화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1952년 해리 마코위츠(Harry Markowitz)가 제시한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PT, Modern Portfolio Theory)은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과 수익 간의 균형을 최적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투자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 자산들을 조합함으로써 투자자는 동일한 수준의 리스크로 더 높은 기대 수익을 추구하거나, 목표 수익을 유지하면서 리스크는 낮출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리스크 개념의 직관적 매력

 

리스크를 수치화하기 위해 마코위츠는 분산(variance)을 대체지표로 삼았습니다. 이는 직관적으로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자산 가격이 불규칙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불확실성을 의미하며, 이는 결국 영구적인 손실 가능성, 즉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많은 학술 연구들이 이러한 연관성의 역사적 유효성을 입증해 왔습니다.

 

분산 투자 역시 직관적으로 매력적인 개념입니다. 어릴 적부터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조언을 들어왔으며, 방대한 실증 자료들이 이 같은 직관을 뒷받침해 줍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론이 그럴듯하다고 해서 곧바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PT)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더라도, 몇 가지 행동적 요인과 근본적인 시장의 변화가 이 이론의 핵심 원칙을 약화시켰으며, 오늘날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요인이 변동성을 부추김

 

최근 몇 년간의 거래 트렌드는 전통적인 리스크 개념을 흔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후 확산된 개인 투자 열풍은 파생상품 접근성을 높인 거래 플랫폼을 통해 더욱 확산됐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6년 이후 미국 장외(OTC) 주식연계상품의 총거래 규모는 64% 증가했습니다. 옵션청산소(OCC, Options Clearing Corporation)에 따르면, 이러한 급증세는 주로 ‘제로데이 옵션(zero-day options)’을 활용한 개인 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해당 상품의 일일 평균 거래량이 10월 기준 270만 건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제로데이 옵션은 투자자의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가격 변화가 다시 거래 행동에 영향을 주는 빠른 피드백 루프를 유발합니다. 딜러들은 자신의 포지션을 헤지하면서 옵션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또 다른 헤지를 유도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장 마감 무렵에 더욱 심화되어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됩니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또한 시장의 불안정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 상품들의 운용자산은 9월 기준 2,39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하단 그래프), 마찬가지로 피드백 루프를 유발합니다. 시장이 상승하면 ETF의 레버리지 목표 대비 실제 시장에 노출된 규모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고, 이를 맞추기 위해 펀드가 추가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은 더욱 상승 압력을 받게 됩니다. 이 역시 대부분 ETF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장 마감 시점에 발생하며, 주가의 변동성은 더 확대됩니다.

 

두 경우에서 발생하는 주식의 변동성은 해당 기업의 실적과 거의 무관하게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리스크를 나타내는 대체지표로서 ‘분산’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 분산 투자 자체는 여전히 유효할까요?

 

다음 글에서는 GICS 분류 체계가 갖는 구조적 한계를 짚어보고, 진정한 분산 투자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관점과 분석이 필요한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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