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8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 이후 금리인상 시기에 쏠린 눈

4 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은 지난 몇 개월 간의 예고 끝에 드디어 오랜 기간 예상되어 온 테이퍼링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달 말부터 연준은 국채와 MBS의 매입 규모를 월 150억 달러씩 줄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는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긴축발작)을 유발하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연준이 2013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테이퍼링에 대한 명확한 의도를 일찌감치 내비침으로써 시장의 과잉 반응을 피해갔기 때문입니다. AB의 예상대로 테이퍼링 속도가 일정하다면, 연준은 양적완화(QE)를 8개월 후인 2022년 중반에 완료하게 됩니다.

바로 그때가 되면 상황이 흥미로워 질 듯 합니다. 

연준이 양적완화 기조로 채권을 매입하는 동안에는 금리를 올릴 수도 없고 올리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생각하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기는 내년 여름 정도일 것입니다. 실제로, 시장은 이미 그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즉, 현재 미국의 수익률 곡선에는 2022년 말 이전 두 차례 25bp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는 불과 몇 주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으로, 시장이 과거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우려하고 있으며 물가상승 압력에 대해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확신하게 되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Dovish)적인 연준의 정책 기조

그러나 연준은 테이퍼링 이후의 정책방향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금리인상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오게 되지만, 연준의 경우 다른 중앙은행과는 다르게 금리인상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나서 ‘필요할 경우’, 정책입안자들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필요할 경우’라는 조건은 연준의 구상에서 결정적인 부분입니다. 연준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며 경제가 아직 완전고용 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여겼습니다. 이것은 금리인상에 앞서 반드시 달성되어야 할 기준점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분위기는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지난 6주 동안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생각은 시장의 생각만큼 많이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결과와 관련된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하였고 그 중 일부는 적극적인 통화정책 대응을 필요로 했지만, 적어도 11월 FOMC 회의에서는 이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연준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음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시적이라고 예상되는 요인이 크게 반영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전 FOMC 성명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상승에 대해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반영되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즉, 새로운 성명문은 이전에 비해 조금 더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든 정도의 차이입니다.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단기적인 물가 압력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향후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는 현재 상황에 대한 연준의 평가가 바뀐다면 이에 바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 역시 분명히 했습니다. 보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대응하기 위한 정책 논의는 현재 상황이 아닌 미래의 가정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기다리고 지켜보겠다”는 연준의 접근과 12월에 주어질 단서들

이러한 상황들이 곧 연준이 물가 압력에 제때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연준이 아직 시장이 생각하는 것만큼 긴급한 조치를 취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계속될까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준의 12월 회의는 매우 흥미로울 것입니다. 다음 FOMC에서 연준은 새 경제 전망을 비롯해 수정된 점도표(dot plot)와 같은 금리 전망을 공개할 것이며 우리는 이를 통해 연준의 중기적 의도를 더 잘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로서 연준은 미국 금리의 미래 경로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기 전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보입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 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자 소개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