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0

지역을 넘어선 성장의 원천을 발굴하려면

6 분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성장을 둘러싼 도전들이 전 세계 각지에서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각 국가별 거시경제 환경이 글로벌 주식 배분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투자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원천을 찾기 위해 단순한 지역별 배분 이상의 요소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우리는 전 지구적인 경제 위기를 겪고 있으나 국가별로 그 진행 양상은 상이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다른 국가보다 물가 상승이 완만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금리인상의 규모와 경기침체 우려의 정도는 완벽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으로 다른 나라보다 금리 사이클로 인한 고통을 더 일찍이, 더 빠르게 견뎌내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는 미국보다 인플레이션이 훨씬 더 높지만 에너지 위기가 중앙은행의 조치를 복잡하게 하고 있으며 경기침체의 리스크를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 낮은 인플레이션, 완화적인 통화정책, 엔화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의 경우 제로 코로나 정책을 관리하고 부동산 부문에 대한 리스크를 해결하는 와중에 성장을 활성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향식(Top-Down) 지역배분 방식이 가진 결함

이런 환경에서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지역의 거시적 조건들을 반영하는 지역 기반 익스포져를 찾는 것에 끌리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하향식 접근법이 3가지 이유로 결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거시적 경제 트렌드를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둘째, 거시적 경제 트렌드가 항상 주식시장의 수익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탈세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회사가 수익을 내기 위해 자국 시장에만 의존하지는 않습니다.

유럽회사들은 그들 이익의 58%를 유럽 밖에서 창출합니다(하단 좌측 그래프). 일본과 미국 회사들 또한 해외 고객에게 상당히 많은 물량을 판매합니다. 그 결과 많은 경우 수익과 실적 성장 잠재력은 자국 내의 인플레이션과 GDP보다 글로벌 산업 역학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급격히 상승한 해에는 사업 성과가 통화 익스포져에 의해 심각한 영향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의 주식 시장 실적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50% 이상인 S&P500 기업의 주가는 9월까지 26.8% 하락했습니다.(상단 우측 그래프) 이는 해외 매출 비중이 25% 미만인 미국 기업의 감소 폭의 2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달러 강세가 달러로 환산된 미국 이외 지역의 수익 가치를 절하시켰습니다.

이익 수정치(earnings revisions) 또한 지역별 이익 비중에 따라 변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골드만삭스 데이터(하단 좌측 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국내에서 영위되는 사업의 비중이 높은 회사들은 더 견조한 이익 수정을 누린 반면, 국제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이 더 많은 기업은 이익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유럽의 경우 이러한 패턴이 반대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 초점을 맞춘 회사들은 그 전망이 더 악화한 반면, 미국 익스포져를 갖고 있는 회사들은 더 유리한 포지션을 가져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하단 우측 그래프)

 

성장 잠재력의 원천 파악하기

환율의 방향성은 빠르게 바뀔 수 있고 그 효과는 변덕스러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는 가운데 11월 말 미국 달러 약세가 시작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환경에서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평가할 때 통화 익스포져는 성장 포지셔닝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펀더멘털 분석의 한 요소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날의 다양한 거시적 도전에도 불구하고 AB는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명확한 성장 잠재력의 원천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유의미하게 성장하는 비미국계 기업: 유럽에 기반을 두고 미국에서 중요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미국 달러 강세의 수혜자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호적인 통화 익스포져 그 자체가 투자 논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가진 사업 측면에서 근본적인 성장 잠재력이 견조해야 합니다. 케이터링 사업이 좋은 예입니다. 영국계 컴패스 그룹(Compass Group)은 미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사업체, 교육, 의료 기관에서 식품 서비스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또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달러를 파운드로 전환함으로써 이익을 얻습니다.

효율성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 로봇공학과 같은 기술 트렌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기업의 노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는 경제성장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적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화낙(Fanuc)은 공장 자동화 부문에 있어서 글로벌 선도 주자인데 엔화 약세로 인하여 환율의 이점을 누리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가격 상한선이 설정된 미국에서 제약회사들은 더욱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던햄에 기반을 둔 아이큐비아(Iqvia)는 제약회사들이 연구·개발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임상시험을 공급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회복 트렌드: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지속적인 회복은 다양한 기회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태국은 해외여행이 회복됨에 따라 인기 있는 의료관광지로 반등하고 있습니다. 방콕 두싯 메디컬 서비스(Bangkok Dusit Medical Service)는 국내와 해외 환자 모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태국의 병원 그룹으로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내외 수요 증가에 따라 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미국 기반의 캐리어 제조사이자 100개국에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샘소나이트(Samsonite)도 ‘여행의 귀환’에 따른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여러 지역에 걸친 강한 매출 성장은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인한 부정적인 통화 효과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위의 언급된 요소들은 투자자들이 자국 내의 거시 경제적인 조건에 묶이지 않고 회복이 빠른 성장의 출처를 찾을 수 있는 분야 중 일부일 뿐입니다. 오늘날의 어두운 경제 여건하에서 투자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익을 계속해서 증가시킬 수 있는 기업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동시에 통화의 움직임으로 인한 위험과 기회를 통합하는 확실하고 잘 다듬어진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구축한 지역 배분 포트폴리오는 국가별 거시 트렌드와는 관련이 별로 없지만 국경을 초월하는 비즈니스 성장 역학을 포착함으로써 진정한 세계화를 이뤄낼 것입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자 소개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