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7

달러 약세가 만들어낼 투자 환경 변화

1 분
 

정책 변화가 분산 투자 흐름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미국이 대규모 신규 관세를 발표했을 때,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주식, 미 국채 금리, 그리고 미 달러 환율은 모두 급락했지만, 이후 주식과 채권 시장은 해당 하락분을 모두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달러는 예외적으로 계속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경제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향후 몇 분기 동안 달러 가치는 추가로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때문입니다. 하나는 밸류에이션, 다른 하나는 미국 정책 기조의 글로벌 영향력입니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미 달러는 최근 약세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른 주요 통화 대비 고평가된 상태입니다.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의 상대적 우월성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당시 달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요국 통화 바스켓 대비 실질 실효환율 기준으로 볼 때, 달러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약 20% 상승했으며, 2024년 말에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한 환율 가치를 기록했습니다. 

 

정책이 트리거를 촉발함

 

일반적으로 밸류에이션만으로는 외환시장의 단기 환율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달러는 수년간 고평가된 상태를 유지해 왔습니다. 통화가 일정 기간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인 뒤, 다시 정상적인 가치로 돌아가려면 보통 모멘텀을 바꿀 수 있는 ‘촉발 요인(trigger)’이 필요합니다.

 

AB는 현재 미국의 정책 환경이 바로 그 방아쇠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동안 달러 강세의 주요 배경 중 하나는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확고한 지위를 의심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외환보유고를 보유한 국가들은 다양한 이유로 보유 자산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유지해 왔으며, 그 이유 중 일부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경제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경제입니다. 달러는 무역 대금, 채권 발행, 국제 거래에서 지배적인 통화이며, 미국 금융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입니다.

 

하지만 달러의 우위를 뒷받침해 온 다른 요인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운용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보유하며, 정책의 예측 가능성, 신뢰성, 그리고 규칙 기반 체계의 준수 여부를 바탕으로 자산 배분을 결정합니다.

 

그러나 지난 4월의 관세 발표에서 드러났듯, 미국의 정책 체계는 더 이상 예측 가능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미국은 더 이상 국제 사회가 수용해 온 기존의 규칙과 관행을 따르고 있지 않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운용하는 중앙은행들은 보통 점진적으로 자산 구성을 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 환경 변화가 이 투자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변수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산 배분을 조정하려는 유인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세와 무역을 넘어서는 정책 변화

 

이제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은 관세와 무역 영역을 넘어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달 7월,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재정 법안향후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 부담이 계속 증가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 축소 가능성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융시장 및 경제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책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이를 사전에 논의하거나 분석하는 투명한 절차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제 사회는 앞으로 이어질 수 있는 또 다른 중대한 변화에 대비하는 분위기입니다.

 

달러 약세는 미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미국 다국적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 내 투자자들이 비(非)미국 주식에 투자할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달러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입 비중이 높은 부품을 사용하는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채권 시장 측면에서는 달러 약세가 투자자에게 글로벌 분산투자 전략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강점을 지닌 달러

 

명확히 하자면,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달러는 여전히 다른 통화에 비해 상당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 운용 방식에서의 점진적인 변화만으로도 달러 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글로벌 외환보유고 운용자들로 하여금 보유 통화를 보다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달간의 변화가 있기 전부터 외환보유고 운용자들은 이미 분산 투자를 시작하고 있었고, 국제 투자자들이 미국의 정책 체계에 대한 신뢰를 잃음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외환보유고 운용자만이 유일한 참가자는 아니지만, 이들의 자산 배분 규모는 크고 지속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 역시 외환보유고 운용자들의 움직임을 예측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향후 몇 분기 동안 달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달러가 붕괴하리라고 보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다 정상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달러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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