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3

관세 전쟁 2차전: 미국의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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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미국의 무역 조치가 실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미국이 4월 초 발표한 최신 관세 조치에 따라, AB는 미국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2025년에는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연준(Fed)은 2025년에 기준금리를 75bp 인하할 것으로 보이며, 상황에 따라 더 큰 폭의 인하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최근 언론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특정 관세 조치를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매우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4월 2일 발표된 10%의 보편관세(단, 중국에 대한 더 높은 세율은 예외)가 실제로 시행된다면, 미국의 지출 및 공공 부문 일자리 감축과 맞물려 2025년 미국의 GDP 성장률은 0.5~1.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해당 조치 발표 이전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합니다. 더 나아가, 처음 발표된 후 연기된 더 강경한 관세 조치들이 전체 혹은 일부라도 시행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세의 여파는 미국 물가 수준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됨

 

실효 관세율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커질 전망입니다.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인플레이션 압박을 일부 완화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AB는 올해 근원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를 3.8%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새로운 관세 조치가 적용되지 않았을 때의 근원인플레이션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미국 평균 가계당 약 2,000달러의 추가적인 부담을 의미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더 큰 폭의 물가 상승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이 미국 가계의 부담을 어느 정도 완화해 주었습니다. 반면 이번에는 그러한 직접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이번 경기 둔화 전망은 이전의 경제 전망과 방향성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올해 들어 이미 가계 소비는 둔화되고 있으며, (하단 그래프)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의 하락은 관세 발표 이전부터 나타난 흐름으로, 향후 소비 위축이 더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물론 소비자 신뢰지수는 변동성이 크고,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지표에 더해 새로운 관세 조치까지 겹쳐지면서, 앞으로의 경기 흐름은 하방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견고한 출발점, 경기 둔화는 있겠지만 붕괴는 아닐 것

 

현시점에서 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출발점이 매우 견고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노동 시장은 강하고 안정적이며, 가계에 안정적인 소득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가계가 보유했던 초과 저축 여력은 사라졌지만,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는 근로 소득 증가율이 인플레이션을 앞서고 있습니다. 이 흐름이 유지된다면, 미국 경제가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3월 고용보고서 역시 노동 시장의 회복력을 잘 보여줍니다. 22만 8천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장기 평균 고용 증가율은 월 15만 명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민 유입이 거의 줄어들고, 올해도 저조한 상황에서 이 정도의 고용 증가세는 신규 노동 인구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으며, 실업률을 약 4% 수준으로 안정시키기에 충분한 상황입니다. 이 수치는 팬데믹 이후 과열되었던 시기보다는 다소 높지만, 역사적으로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정부 고용을 줄이려는 행정부의 노력도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연방 정부의 고용은 3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그 외에도 노동 시장의 기본적인 구조는 유지되고 있으며, 특히 헬스케어 부문이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견고한 고용과 양호한 임금 상승이 맞물리면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더라도 가계 소득 증가율은 여전히 플러스 구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단 그래프)

 

물가가 안정된다면 2025년 금리 인하는 여러 차례 이뤄질 것

 

현재로서는 연준이 향후 의사 결정을 위해 경제 지표를 지켜보며 관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우리의 예상대로 경기가 둔화된다면, 물가 수준이 높더라도 연준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인플레이션 수치는 과거의 경제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줄 뿐, 앞으로의 흐름을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과거에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한 적이 있으며,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단, 이때 매우 중요한 전제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 쇼크의 결정적 원인은 실제 물가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상승이었고, 이는 초기 충격을 장기화 시킨 주된 요인이었습니다. 연준은 이 경험에서 교훈을 얻었으며, 제롬 파월 의장 역시 최근 발언을 통해 지금 가장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핵심 변수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시장 기반 지표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표는 (하단 그래프) 아직까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다만, 미시간 대학의 소비자심리지수만은 예외적으로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연준은 금리를 인하해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AB는 오는 여름부터 연말까지 총 75bp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금리 인하 폭이 75bp보다 더 크게 단행될 가능성이 그보다 적게 인하될 가능성보다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경제 사이클이 종료되는 시점의 정책금리는 3.0% 미만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수준입니다.

 

시장은 향후 전개될 무역 전쟁의 파급 효과를 계속해서 주시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중국 외 국가들에 대한 가장 강경한 관세 조치가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추가적인 관세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설령 추가 조치가 없더라도, 이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피해는 발생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경제 정책, 불확실한 절차, 낮은 투명성 등을 고려할 때, 기업과 가계는 경제 활동을 줄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곧 성장 둔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아직 이러한 영향이 경제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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