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9

성장-인플레이션 딜레마 마주한 중앙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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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은 기준금리를 1.0%로 25bp 인상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지만,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습니다. 세계 대부분의 경제와 마찬가지로 영국 경제 또한 인플레이션율 상승과 경제성장 둔화라는 두가지 상반된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딜레마에 직면했을 때 중앙은행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안타깝게도 모범답안은 없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다면 성장 둔화를 악화시킬 것입니다. 반대로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통화정책 조건완화는 곧 과열된 인플레이션율을 지나치게 장기간 방치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성장-인플레이션 딜레마는 영국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

영국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러한 딜레마가 훨씬 더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 가격이 4월과 10월에 규제 조정에 따라 변경되기 때문입니다. 4월 인상율은 50% 이상이었으며, 10월에 다시 한번 대폭 인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란은행은 이를 반영하여 4분기에 10% 이상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등 영국경제가 다른 주요국 경제에 비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더 늦게까지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영국의 경제성장 둔화 역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두드러지는 상태입니다. 영란은행의 예측에 따르면, 영국 경제는 2023년에 수축 국면에 접어들어 2024년에 소폭 회복하게 됩니다. 인플레이션 예측과 같이 영국만이 갖는 몇몇 요소들은 영국 경제를 그 어디보다도 심각한 침체로 이끌 것입니다. 예컨대 브렉시트는 계속해서 영국의 무역에 부담으로 남을 것이며,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입니다.

정책결정자들 간의 의견충돌이 잦아질 것

그러나 영국의 상황이 다른 나라들보다 더 심각할 수는 있지만 영국이 이러한 위협에 직면한 유일한 국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당사의 예측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미국 및 유로존 국가에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한참 상회하는 동시에 경제성장은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영란은행의 대처는 앞으로 다가올 분기에 도처에서 일어날 일에 대한 흥미로운 선례가 될 것입니다.

그 대처가 어떤 방향일지는 불분명합니다.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에 속한 아홉 명의 위원들 가운데 셋은 지난주에 0.5bp 인상을 주장했고, 두 명은 발표문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문구를 지워버리고 싶어했습니다. 중앙은행 정책결정기구 내에서 이처럼 극명한 의견대립이 나타나는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만, 어쩌면 이러한 모습이 앞으로 여기저기서 벌어질 일의 예고편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으로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긴축정책으로 일치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당사는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 둔화의 징후가 나타남에 따라 그러한 합의가 흐트러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보다 매파적인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확연하게 꺾이기 전까지는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길 원할 것이며, 반면 좀 더 비둘기파적인 위원들은 둔화되는 경제성장에 보다 빠르게 반응하려 할 것입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는 빠르면 7월부터 금리를 인상하길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몇몇은 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입장차이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사이의 절충안

당사는 오늘날과 같이 정책설정이 쉽지 않은 시기에 세 중앙은행 모두가 절충안을 도출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인플레이션율이 10%에 이르는데 중앙은행에게 지금처럼 낮은 금리를 유지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일입니다. 당사는 영국의 금리가 2.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합니다.(하단 그래프)

 

유럽중앙은행은 적어도 현재 마이너스(-) 상태인 금리를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이지만,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크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올해 최고 금리는 0.50%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성장 모멘텀은 유럽경제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하므로 연준은 더 긴축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미국의 경우 2022년 동안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져 연말 정책금리가 약 2.5%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란은행의 정책결정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변동성이 높은 경제 상황에서는 유연한 정책결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명확한 정답이 없는 상황이라면, 중앙은행들은 기민한 대처를 보여야 합니다. 그리고 투자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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