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의 귀환 (2) 새로운 투자 기준, 잉여현금흐름(F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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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는 오랜 부진을 딛고 최근 다시 반등의 서막을 열고 있는 가치주의 시장 흐름과 밸류에이션 매력에 대해 짚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진정한 가치주를 선별하는 핵심 지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잉여현금흐름(FCF)에서 찾는 가치투자의 기회

 

가치주의 밸류에이션은 어떤 지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으며, 이는 오늘날 가치투자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보다 폭넓은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이나 선행 주가수익비율(P/FE) 같은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와 함께 잉여현금흐름(FCF)을 살펴보면, 가치주의 잠재력을 보다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낮은 P/B와 향후 이익 회복 간의 전통적인 상관관계가 약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장부가치만으로 미래 상승 여력을 판단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기술 및 서비스 산업에서 자산 경량화(asset-light) 기업이 증가하면서 장부가치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서의 신뢰도가 낮아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현금흐름 기반의 지표가 더 효과적일까요? 기업의 현금흐름은 회계상 이익 수치보다 인위적으로 조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은 기초적인 경제적 가치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견조한 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의미하며, 이는 장기적인 이익 성장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FCF가 취약한 기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익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가치투자의 기회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P/B 기준으로는 가치주에 분류되지 않았던 많은 자산 경량화 기업도 FCF 전망을 기준으로 보면 매력적인 가치투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당사는 FCF 지표가 기업의 장기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반영하며, 시장에서 저평가된 기업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불확실한 시장에서 현금흐름의 듀레이션이 가지는 의미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현금흐름의 듀레이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AI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비교적 단순한 질문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막대한 자본지출이 FCF를 감소시키는 상황에서, 현재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AI로 창출할 미래 이익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입니다.

 

AB는 가치투자 기회를 발굴할 때, 모든 투자 후보 기업에 대해 이러한 질문을 적용합니다.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먼 미래의 이익에 크게 의존할수록, 금리나 자본조달 비용 또는 기술 발전에 대한 가정이 바뀔 경우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많은 가치주 기업은 향후 3~5년 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에서 기업 가치의 상당 부분이 결정됩니다. 다시 말해, 이들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장기적인 성장 전망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예를 들어(하단 그래프), 두 기업이 5년간 총 500달러의 현금을 창출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사는 매년 100달러씩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반면, B사는 대부분의 현금을 5년 차에 확보하게 됩니다. 투자자들은 현재의 1달러가 미래의 1달러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다고 보기 때문에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계산할 때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현금흐름할인(DCF) 분석을 적용하면 A사의 현금흐름 현재가치는 410달러로, B사보다 약 40% 높은 수준입니다.

 

AB 분석에 따르면 주가잉여현금흐름비율(P/FCF) 기준으로 가장 저평가된 글로벌 주식 상위 20% 그룹은 1990년 이후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해 왔습니다. 다만 단순한 저평가 종목 기준으로 선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낮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투자 매력이 제한적인 가치함정(value trap)에 해당하는 종목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금흐름의 지속 가능성, 창출 시점, 재투자 가능성뿐 아니라 위험 관리 측면까지 고려하기 위해서는 액티브한 기업 분석과 포트폴리오 운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그렇다면 듀레이션이 짧은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기업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는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산 집약적 산업인 광업 역시 효율적인 자본지출을 통해 가치 창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산업 내 가치주들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지난 10여 년간 미국 성장주 중심으로 편중되었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성장주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투자 기회의 범위를 보다 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기술적 격변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시대에는, 가시성이 높은 현금흐름과 저평가된 복원력을 지닌 기업들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자산 배분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치주의 새로운 국면을 시사하는 초기 신호들은 점차 외면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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