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가치주를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가치주는 약 20년간 장기적인 부진을 겪어왔고, 2025년 초 이후 강한 반등을 보였음에도 이런 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으며, 최근 나타난 여러 신호들은 가치주 비중을 다시 확대할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가치투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만, 최근 수년간 그 명성이 다소 약화되었습니다. 약 100년 전 벤자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과 데이비드 도드(David Dodd)가 처음 체계화한 가치투자 철학은 시장이 불확실성이나 실망스러운 소식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기반합니다. 가치투자자는 펀더멘털 분석을 활용해 시장에서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하고, 시장의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할 때 나타나는 회복 가능성을 포착하고자 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이러한 투자 원칙은 큰 도전에 직면해오곤 했습니다. 가치주는 1980년부터 2007년까지 강세를 보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Global Financial Crisis, GFC) 이후에는 낮은 금리, 풍부한 유동성, 기술 혁신에 기반한 이익 성장에 힘입어 성장주가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그 결과 가치주의 할인 폭은 기대만큼 장기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일시적인 반등을 제외하면 가치주는 지속적으로 성장주 대비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으며(하단 그래프), 많은 액티브 가치투자 전략 역시 시장 흐름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최근 나타난 긍정적인 신호들
2025년부터 2026년 5월까지 가치주는 변동성이 높은 시장 국면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상적인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회복 과정이 줄곧 순탄했던 것은 아니며, 때로는 성장주가 다시 우위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러한 흐름은 가치주의 강세가 보다 지속적인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판단합니다.
당사는 여러 요인이 가치주의 회복을 뒷받침했다고 보고 있습니다(하단 그래프).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일부 가치주 기업은 유럽의 국방비 지출 확대, 상업용 항공기 수요 증가, 농산물 가격 회복 등의 수혜를 받았습니다. 또한 일본과 중국의 기업지배구조 개선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편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은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상대적 위험 프리미엄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가치주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붐은 일반적으로 성장주 중심의 투자 스토리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AI 관련 자본지출 확대는 반도체 제조업체와 전력 인프라 공급업체 등 자산집약적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들 산업에는 가치주 성격을 가진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미 반등 기회를 놓친 것일까?
가치주가 큰 폭으로 반등한 이후, 지금 시점에서 가치주 비중을 확대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당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번 회복으로 글로벌 가치주와 성장주 간 전통적으로 활용되는 선행 주가수익비율(P/FE) 기준에서 밸류에이션 할인 폭이 41% 수준까지 축소되었습니다(하단 그래프). 이 지표만 놓고 보면 가치주의 투자 매력이 반등 이전보다 낮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면, 가치주와 성장주 간의 밸류에이션 격차는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합니다. 당사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가치주의 주가현금흐름비율(P/CF)은 성장주보다 57% 낮은 수준으로, 이는 장기 평균 대비 14%포인트 더 큰 할인 폭에 해당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변화하는 현재 시장 환경에 대응하여,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식별해 내는 새로운 투자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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