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7

녹색 채권이 녹색 미래로 이어지려면

6 분
 
 

어느 때보다 다양한 기업들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연계된 채권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ESG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은 전 세계가 더 친환경적인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는 환영할 만한 진전입니다. 그렇지만 ESG 라벨이 붙은 채권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진정한 녹색 미래를 위해 자금을 지원하려는 투자자들은 ESG 채권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합니다.

 

ESG 채권 발행 열풍

2021년 ESG 채권 발행은 신고점을 갱신했습니다. 유럽은 여전히 선두를 유지했고, 그 이외의 지역에서도 ESG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 구조를 빠르게 채택했습니다. 특정 프로젝트의 자금을 모으는 녹색 채권(green bond)이 지속적으로 우세였으나, 특정 핵심 성과 지표(KPI)와 연동된 사회, 지속가능 및 지속가능 연계채권의 발행이 가장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하단 그래프)

 

또한, 채권 발행 기업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최근까지 ESG채권은 주로 투자 등급 회사채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그러나 2021년 미국 달러와 유로 시장을 통틀어 하이일드 ESG의 채권 발행량이 4배 증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로 지역 시장의 화학, 소비재, 금속, 광업 분야와 미국 시장의 자동차, 화학, 통신 등 많은 산업이 ESG 채권 발행자 리스트에 최초로 포함되었고, 프로젝트의 수익과 범위도 확대되었습니다.

ESG 채권의 더 높은 성장이 예상됨

ESG 표시 채권 발행의 급속한 성장은 계속될까요? 당사는 세 가지 이유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ESG 요소는 이제 자본 비용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강력한 ESG 지침에 따르는 투자자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둘째, ESG는 기업의 전략적 우선 순위가 되었습니다. 공개적으로 이용이 가능한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스크립트와 컨퍼런스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자연어 처리 분석 결과, ESG는 투입비용 인플레이션, 공급망 문제, 인력난과 함께 기업 이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목표에 대해 투자자의 엄밀한 검토를 받고 있고 관련된 수준을 높이라는 지속적인 압력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 결과, 다양한 업계에서 변화하는 미래를 위한 야심찬 목표들을 약속했습니다. 예를 들어, 철강 섹터는 2030년까지 20개의 상용화할 수 있는 녹색 철강 시설을 사용하여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주요 시멘트 콘크리트 생산업체 40곳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5% 줄이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80개의 항공 사업체와 대형 기업 고객은 2030년까지 친환경 연료 사용량을 전세계 제트 연료 수요의 1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는 지금보다 1,000배 증가한 수치이며, 연간 6천만 톤의 이산화탄소(CO2)를 절감하고 30만개의 녹색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야심찬 목표는 새로운 자본을 요구하고, ESG 채권을 통한 자본 조달에 적합하며, 동시에 ESG 라벨이 붙은 채권 시장의 지속적이고 급속한 성장을 의미합니다.

투자자는 ESG 채권의 라벨링 문제에 깐깐하게 접근해야 함

새로운 ESG 연계 회사채의 발행이 늘어남에 따라, 투자자는 체계적인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이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AB는 채권의 발행 조건이 그저 환경이나 사회적 요인을 신경 쓴다는 제스처에 그치고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채권의 설계가 가격만큼이나 중요한 것입니다.

채권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따져볼 것은 구체성입니다. 녹색 채권의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용도가 채권 발행자의 비즈니스, 산업과 유의미한 관계성을 갖나요? 지속가능연계 채권의 KPI 목표가 회사 전체의 구체적인 개선을 대표할 수 있나요? 그동안은 조달한 자금의 용도와 KPI가 기업의 아주 작은 부분에만 적용되는 사례에 주목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포레시아(Faurecia)의 녹색 채권 발행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라는 회사의 핵심 미션과 완전히 일치하고, 자금의 용도는 수소 연료 운송수단으로 다각화하려는 회사의 포부를 뒷받침했습니다.

또한, 녹색 채권 발행자는 지구온난화 1.5도 제한 목표에 맞춘 전환을 위한 선택이나 스코프3(Scope 3)를 포함한 대부분 산업의 탄소배출 스코프에서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회사 차원의 기초적 약정과 함께 녹색 채권 프레임워크 또는 기업 계획을 제공해야 합니다. 자동차 제조 회사, 유틸리티와 같은 특정 섹터는 고유한 기후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완전한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는 타임라인 등이 있습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현대판 노예제도 리스크를 줄이는 정책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원대한 목표가 없는 지속가능연계 채권 구성은 대개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일부 KPI 목표는 지나치게 일반적이고 실망스러울 정도로 평범합니다. 이럴 때 투자자는 발행자에 구체적인 목표를 요구하고 KPI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헨켈(Henkel)의 경우, KPI가 구체적이고,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쉽게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했으며, 스코프3 배출량을 포함하고 5년 정도의 짧은 기간을 특징으로 합니다. 업계 피어 그룹과의 비교를 통해서 해당 과제를 모범 사례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지, 그리고 KPI가 충분히 까다로운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KPI의 타임라인과 불이행에 따른 페널티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KPI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권 발행자는 부정적인 ESG 결과로 인한 잠재적인 채권 가격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쿠폰 이자를 지불합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쿠폰 이자의 단계적 증가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부분을 적절하게 보상하는지, 그리고 KPI 타임라인 만료 전에 강화된 쿠폰 이자 지급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지를 면밀히 조사해야 합니다. 너무 많은 채권의 구조가 백엔드 페널티(back-ended penalties)와 함께 제한적인 스텝업(step-up) 조항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만약 투자자가 진정으로 녹색 미래를 원한다면, 그들은 단순한 구조와 제한적인 영향에 맞서야 합니다.

개입(Engagement)이 핵심

채권 발행자는 정기적으로 새로운 자본을 필요로 합니다. 투자자는 ESG 문제와 채권의 구조에 대해 기업, 은행과 함께 개입함으로써 모범 사례로 삼을 수 있는 목표 유형과 KPI 목표치를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지금 당장 채권 발행에 대한 수용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지속적인 개입 프로그램을 통해 훗날의 더 나은 조건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AB는 녹색 채권과 기타 ESG 채권이 녹색 미래를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믿습니다. 다만 그것이 제때 이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은 투자자의 몫입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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