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전망 (1) 에너지 쇼크와 AI가 불러온 격동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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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요인과 AI가 시장 환경을 재편하면서, 시장은 보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변동성이 컸던 올해 1분기 동안 글로벌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란 전쟁이 에너지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경제 전망을 불안정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욱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특정 종목에 쏠려 있던 주식시장과 AI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저해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주식시장은 연초에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3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지역 분쟁으로 확대되어 에너지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이란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걸프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반격을 가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중동 지역에서 장기적인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그에 따른 글로벌 경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높였습니다.

 

1분기 말 기준, MSCI ACWI Index는 미 달러 기준 3.2% 하락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 모든 주요 시장은 약세를 보였습니다. 신흥시장과 일본은 3월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연초의 강한 상승세 덕분에 1분기 전체 실적은 글로벌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성장주는 부진한 성과를 보인 반면, 우량주는 시장 평균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가치주와 저변동성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했으며, 특히 미국 외 시장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하단 그래프). 미국 대형주가 포함된 소비재 및 기술 섹터는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으며, 금융주는 사모대출(private credit)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에너지 섹터는 당연하게도 유가 및 가스 가격 상승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시장 변동성과 에너지 쇼크

 

시장 변동성은 전쟁이 격화되면서 급증했습니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지표인 CBOE Volatility Index (VIX)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를 발표했던 1년 전 수준의 최고점에는 도달하지 않았습니다(하단 그래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피해 확대, 사상자 수 증가, 미국의 군사적 개입 장기화 가능성이 계속 부각되는 한, 시장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에너지 쇼크는 주식시장에 가장 즉각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1분기 말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03.9달러로 연초 대비 69% 상승했으며, 가스 가격도 거의 두 배로 올랐습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의 통화정책 전망을 복잡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하고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통화 완화 기조가 중단될 경우 주식시장은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업별 영향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생산 기업은 유가 및 가스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볼 수 있는 반면, 항공사나 제조업체와 같은 에너지 집약적 기업은 비용 증가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은 원가 상승 환경에서도 마진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향후 전쟁의 지속 기간도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전쟁이 단기간에 종료될지, 혹은 수개월 이상 장기화되는지에 따라 거시경제, 미시경제, 시장 전반의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4월 7일 미국과 이란이 발표한 불안정한 휴전 소식은 지정학적 환경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다만 에너지 시장과 위험자산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속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전쟁 이전보다 더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분쟁이 해소될 경우 주식시장이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전쟁 이후, 시장 성과 다각화의 조짐

 

중동 지역 상황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주식시장은 보다 광범위한 재편 과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수 수익률 이면을 살펴보면, S&P 500 구성 종목 중 119개(전체의 5분의 1 이상) 종목이 1분기 동안 20% 이상의 등락을 기록했습니다(하단 그래프). 재무구조가 견조하고 자본집약도가 높으며 투자자본수익률이 우수한 기업은 고베타 종목이나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 대비 우수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과거에도 이처럼 수익률 분산이 크게 확대되는 현상은 주로 위기 상황이나 시장 전환기에 나타났습니다. 최근 3년간 지속된 소수 종목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는 현재의 순환매 흐름은 광범위한 지정학적 및 거시경제적 불확실성과 맞물려 과거 시장의 변곡점들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지난 1분기 동안 섹터 흐름에서도 미국 시장의 확산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AI 중심의 초대형주는 부진한 반면, 에너지·소재·유틸리티 등 전통 산업(old-economy) 섹터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S&P 500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은 지난해 9월 42% 수준의 정점에서 1분기 말 기준 38% 이하로 하락했습니다(하단 그래프).

 

기술주의 약세는 일부 대형주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AI가 산업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점점 고도화되는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기업 규모나 유형에 상관없이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으며, 이는 수년간 긍정적 평가를 받아온 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향후 투자에서는 AI에 가장 취약한 기업과 지속 가능한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우, 해당 제품이 기업 운영에 필수적인지, 기업 시스템에 깊이 통합되어 있는지, 규제가 실질적인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지, 제공되는 데이터와 서비스가 진정한 차별성을 갖추고 있는지가 주요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AI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액티브 운용 전략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기업의 기존 경쟁우위가 AI 변화 속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모대출 시장이 AI 관련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가

 

AI에 대한 우려는 소프트웨어 주식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사모대출 시장에서는 소프트웨어 및 기술 기반의 기업 차주들 사이에서 스트레스 징후가 나타나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의 부도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모대출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 기업에 중요한 자본 공급원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근 나타난 시장 스트레스는 신용 사이클의 자연스러운 정상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모대출을 활용하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은 견조한 재무구조와 충분한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시 주식시장이나 자체 현금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이들이 AI 관련 변동성을 보다 흡수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시사합니다.

 

향후에도 사모대출 및 금융 전반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AI 생태계의 스트레스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기 위한 모니터링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지정학적 긴장과 AI 중심 시장 변화가 결합된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이 실행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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