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9

COP27: 기후변화 논의의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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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최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는 기후문제 관련 주요 의제 중 일부에 대해 엇갈린 결과를 낸 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OP27은 글로벌 기후변화에 얽힌 논의의 방향을 전환한 사건으로 더 기억될 것입니다.

 

최근 몇 년간 처음으로, 신흥국들이 회의 전면에 나서 의제를 형성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적 대응에서 그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명확하게 인정받았습니다. 이를 두고 한 연사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싸움은 아시아, 중동, 중남미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두 가지 핵심 주제를 의제로 강제한 것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집니다. 첫 번째는 ‘적응(adaptation)’입니다. 이는 국가, 산업 및 소비자가 기후변화로 인한 추가적인 물리적 영향에 대비하고 이에 따라 행동을 조정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것입니다. 두 번째 주제는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로, 기후영향 악화에 대한 책임을 다루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신흥국들은 COP27 협정에 ‘손실과 피해’ 기금의 로드맵을 포함시키기 위해서 성공적인 투쟁을 벌였습니다.

‘적응’에서 작은 승리, ‘손실과 피해’에서 큰 승리

‘적응’과 ‘손실과 피해’라는 두 주제는 기후변화 영향의 규모와 현장의 실제상황,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직결됩니다. 모든 기후 파이낸싱의 7.5%만이 ‘적응’에 사용되며 나머지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사용됩니다. 회의에서 발표된 런던정치경제대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국은 2030년 에너지 전환 노력에 필요한 연간 2조 4천억 달러(추정치)의 금액 중 절반 이상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합니다.

회의에 참여한 국가들이 조기경보 시스템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5년 동안 총 31억 8천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합의하면서 ‘적응’ 주제에서 작은 승리를 거뒀습니다. 금액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적응’이 의제에 처음으로 포함되었음을 감안할 때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보다 더 큰 승리는 가난한 국가들이 기후 관련 피해로부터 복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손실과 피해’(이번 회의에서 처음으로 다뤄진 또 다른 의제) 기금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것이었습니다.

펀드의 진행상황이 순조롭거나 신속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합의서를 살펴보면 자본 조달을 선진국을 넘어 금융기관이나 기타 조직으로 확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첫번째 단계는 기금을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준비위원회(transitional committee)를 설립하는 것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내년에 열릴 COP28에서 검토될 예정입니다.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함

회의 기간 중 발표된 데이터는 기후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제5차 연례 기후평가(Fifth Annual Climate Assessment) 초안은 역사적으로 가장 큰 오염원인 미국이 지난 반세기 동안 지구 전체보다 68% 더 빠르게 온난화 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는 2022년 전 지구 기후 특성에 대한 잠정 보고서(Provisional State of the Global Climate in 2022)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해수면 상승, 기록적인 해양 열파(ocean heat waves), 심각한 기상현상 등을 언급했습니다. 지구 온도 상승폭은 섭씨 1.15도에 이르러 파리협정에 따른 1.5도 목표를 달성할 여지가 축소된 상태입니다.

상황의 긴급성을 고려할 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에 대해 전반적인 실망감이 드러났습니다. 최종 COP27 협정은 모든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대신 국가들이 “석탄발전의 단계적 축소와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해당 문구는 석탄보다 깨끗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방출하는 천연가스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 또한, 협정은 국가들이 매해가 아니라 매 5년마다 목표를 갱신하도록 했습니다. 이전 COP 회의에서의 논의와 달리, 올해 합의는 2025년까지 배출량이 정점을 기록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파트너십: 효과적인 파이낸싱 솔루션의 핵심

파이낸싱(자금 조달) 과제는 특히 ‘적응’ 노력과 저탄소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서 신흥국시장에 자본을 더 잘 전달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당면한 핵심 문제는 에너지 전환에 대한 정부의 약속과 투자가능한 프로젝트의 꾸준한 흐름에 대해 투자자들이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민간 부문 간의 새로운 수준의 파트너십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이는 개발금융기관과 정부 간의 전통적인 상호작용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그리고 적절한 규모의 프로젝트가 예측 가능하게 공급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더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를 포함하는 보다 혁신적인 구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파트너십은 또한 양허성 금융, 자선적 금융, 혼합(blended) 금융 등 다양한 형태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개발금융에 의해 지원되는 수단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공공-민간 금융 접근법을 촉진하고 활성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현장의 파트너와 연결하고 지역 및 국제 은행,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선진국으로부터 조달한 85억 달러 규모의 금융 패키지를 사용하여 석탄 발전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계획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믹스를 석탄으로부터 전환시키기 위해 200억 달러를 제공하는 국가 그룹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적응’ 및 관련 물리적 리스크로 인해 COP27에서 보험사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었습니다. 이 분야의 가장 선진적인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저항하고 미래의 악영향을 방지하는 것을 우선시할 목적으로 자산 복구에 초점을 맞춘 네트워크를 개발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또한 전환에 필수적인 자산의 위험을 제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상업적 기회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보험사들은 적응된 자산의 위험도가 낮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조기경보, 모니터링 및 기타 용도를 위한 더 나은 데이터도 필수적입니다.

탄소상쇄(Carbon offset)와 생물다양성의 역할

초기에 COP27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탄소상쇄와 관련 시장 문제는 ‘적응’ 및 ‘손실과 피해’ 이슈에 다소 묻히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 1.5도’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탄소의 가격이 톤당 75달러가 되어야 한다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성명은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미국은 신흥국 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나 복원력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투자를 목적으로 새로운 등급의 탄소상쇄를 만들기 위한 이니셔티브인 ‘에너지 전환 가속화’(Energy Transition Accelerator)를 발표했지만, 이는 정부와 기업이 실제 배출량을 낮추거나 제거할 유인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탄소상쇄에 대한 논의의 대부분은 나무 심기, 농업 프로젝트 또는 산림 파괴로부터의 보호와 같은 자연기반 솔루션과 이 분야에서 신흥국의 잠재적 기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물리적 위험을 해결하는 데 있어 자연과 생물다양성의 역할에 대한 강조도 있었습니다.

발전하는 기회와 공정한 전환의 필요성

에너지 전환 관련 가능한 상업적 기회에 대한 논의는 기후금융에 ‘제2시대’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제1시대’는 선진시장에서 표준을 설정하고, 관련된 약속을 맺고, 재생에너지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대는 지속가능한 소비패턴, 식품 시스템과 건물의 탈탄소화, 새로운 기술과 소재의 확장, 신흥국시장에서 자연과 재생에너지 역할의 증대 등과 관련된 적용과 실천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기업은 자연 기반 및 기후에 긍정적인 프로세스, 시스템, 상품, 그리고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인식했습니다. 그러나 기업은 또한 정부가 소비자 지출을 장려하고 환경적으로 안전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돕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일부 집단이 뒤쳐지도록 하지 않는 공정한 전환을 보장하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지속가능성과 기후기술을 갖춘 인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는 기업가, 스타트업 육성과 함께 공공부문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이 의무는 기업, 선진국 시장 및 금융서비스 회사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자들은 안전지대(comfort zone)를 넘어서야 할 것

몇몇 연사들은 투자자가 발행자의 ‘적응’ 리스크를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투자자가 현재까지 주된 초점이었던 배출감소에 기울인 것과 동일한 수준의 노력으로 이러한 리스크를 리서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안된 ‘손실과 피해’ 기금의 구조 및 자금 조달 매커니즘에 대한 논의는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흥미로운 지점이 될 것입니다. 이는 특히 초기에 저소득 국가에서 기후변화와 국가 위험의 주요 교차점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은 강화된 파트너십 금융 또는 혼합 금융 계약이 자신들에게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거나 공기업 보다는 민간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등 새로운 시장에 참여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거래 상대방을 만나는 것과 같이, 안전지대를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하라고 요구하게 될 것임을 인정했습니다.

요약하자면, COP27의 공식적인 부분은 끝났지만, 투자자들을 위한 실제 작업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COP27의 교훈을 리서치와 전략에 적용해야 할 때입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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