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2

유럽 중앙은행들의 매파 기조는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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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에 수렴함에 따라 시장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기 위해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유럽 대륙과 영국에서는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는 추세이며, 유로 지역 인플레이션은 선진 시장 국가 중 가장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하단 그래프)

 

인플레이션율 하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다시 고개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 데이터와 중앙은행 정책을 살펴보면 영국과 유럽의 정책완화가 임박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럼에도 시장은 중앙은행보다 한발 앞서서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매파적인 중앙은행

예상대로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은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로 동결했습니다. 통화정책위원회는 다시 6대 3으로 금리 동결에 찬성했고, 세 명의 반대표는 인상에 투표했습니다.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유지한 채 정책을 장기간 제한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매파적인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또한 최근의 긍정적인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및 임금 인플레이션 등 주요 지표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점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도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으며, 보도자료에도 코어 인플레이션은 완화되었지만 단위노동비용의 높은 성장세를 고려하여 물가 상승 압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 이사회는 충분한 기간동안 정책금리를 제한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다시 한번 못박았습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은 주요 채권 매입 프로그램 중 하나인 팬데믹 긴급매입 프로그램(Pandemic Emergency Purchase Programme)의 종료 시기를 앞당겨 2024년 말에 재투자를 완전히 중단할 예정입니다. 유럽중앙은행이 자산규모를 줄이면 금융 여건이 더 긴축될 것이기 때문에 이 역시 매파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비둘기파적인 신호도 한 가지 있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의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오랫동안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언급이 누락된 것입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시장금리가 한발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적 조치입니다. 하지만 2024년에 접어들면서 유로 지역 인플레이션의 약세 등이 토대가 되어 1분기에는 금리인하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준금리 인하보다 빠르게 반영되고 있는 시장금리

영란은행은 아마 가장 늦게, 하지만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 또한 높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의 파급효과가 지속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2024년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기적 목표치인 2%로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영란은행이 조금은 늦은 시기인 내년 9월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이후 회의에서 추가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면, 시장은 이 보다는 빠르지만 비교적 완만한 인하 사이클을 반영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 5월의 첫번째 인하를 시작으로 2024년에 11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4년 1분기 코어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률이 굉장히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을 의미합니다. 내년 성장률은 약하지만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영란은행은 금리 인하 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12월 기준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시스템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이 향후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여전히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 코어 인플레이션은 단위노동비용의 강한 성장과 내수시장의 물가 압력으로 인해 2.1%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2023년과 2024년의 경제 성장률을 낮췄지만 2025년에는 강한 반등을 예상했습니다.

인플레이션 하락의 징후는 앞으로 점점 더 분명해지겠지만 유럽중앙은행은 계속해서 신중한 접근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유럽중앙은행이 내년 6월에 첫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며, 연중 100bp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장은 보다 공격적으로, 빠르면 3월 인하를 시작해 2024년 총 150bp 인하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상기 견해는 AB 내 모든 운용팀의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정 증권 및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 투자 조언 또는 추천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 및 의견은 AB의 내부적 예측에 기초하며, 미래 시장 성과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 자료에서 언급한 어떤 전망이나 견해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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